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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명언, 책

한국 대표시 필사해서 간직하고 싶은 시 한용운

by 하이비타민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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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에 관심이 가서 여러 시집을 읽어 보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만 읽을 때도 있는데
어떨 때는 시에 대한 해설을 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 시가 또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한용운 님의 시를 읽어 보았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시 님의 침묵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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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이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나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나는 잊고저

-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해당화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 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한용운 (1879~1944)
한용운 님은 독립운동가 이면서 승려이자 시인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대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했습니다. 
님의 침묵의 시 전편은 고도의 상징적 수법과 여성적인 정감의 어조로 
사랑을 노래한 서정시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읽어버린 조국과 민족의 돌립을 향한 강인한 신념과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사상과 실천을 일치시켜 저항운동에 앞장선
대포적 민족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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