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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명언, 책

필사해서 간직하고 싶은 한국 대표시 백석

by 하이비타민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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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입니다.
1912년~ 1996년입니다. 
방언을 즐겨 쓰면서도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들을 발표했습니다. 
1938년 시집 (사슴)으로 문단에 데뷔하였고, 토속적이고 민족적인 작품으로 특이한 
경지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고향인 북에 머물렀으며, 대표작으로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모닥불, 
고향 등이 있습니다. 
대표작을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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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모닥불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바다

- 백석 -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수라 

-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 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이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백석님의 시를 읽어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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