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은 일본 조치대학 재학 중인 1935년 시인문학에 <패배자의 소원>을 발표하면서 등단했습니다.
시집 <분수령>, <낡은 집> 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조선 민중의 궁핍한 현실을 예민한 감수성과
풍부한 사상으로 작품에 녹여냈으며, 서정주, 오장환과 함께 3대 시인으로 불렸습니다.
오랑캐꽃, 이용악집 등의 시집을 펴냈습니다.
노래 끝나면
-이용악-
손뼉 칩시다 정을 다하여
우리 손뼉 칩시다
노새나 나귀를 타고
방울소리며 갈꽃을 새소리며 달무리를
즐기려 가는 것은 아니올시다
청기와 푸른 등을 밟고 서서
웃음 지으십시오
아이들은 한결같이 손을 저으며
멀이지는 나의 뒷모양 물결치는 어깨를
눈부시게 바라보라요
누구나 한번은 자랑하고 싶은
모든 사람의 고향과
나의 길은 황홀한 꿈 속에 요요히 빛나는 것
손뼉 칩시다 정을 다하여
우리 손뼉 칩시다
꽃가루 속에
-이용악-
배추밭 이랑을 노오란 배추꽃 이랑을
숨 가쁘게 마구 웃음 달리는 것은
어디서 네가 나직이 부르기 때문에
배추꽃 속에 살며시 흩어놓은 꽃가루 속에
나두야 숨어서 너를 부르고 싶기 때문에
집
-이용악-
밤마다 꿈이 많아서
나는 겁이 많아서
어깨가 처지는 것일까
끝까지 끝까지 웃는 낯으로
아이들은 층층계를 내려가버렸나 본데
벗 없을 땐
집 한칸 있었으면 덜이나 곤하겠는데
타지 않는 저녁 하늘을
가벼운 병처럼 스쳐 흐르는 시장기
어쩌면 몹시두 아름다워라
앞이건 뒤건 내 가차이 모올래 오시이소
눈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요
눈 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요
무자리와 꽃
-이용악-
가슴은 모풀 우거진 벌판을 묻고
가슴은 어느 초라한 자라에 묻힐지라도
만날 것을
아득한 다음날 새로이 만나야 할 것을
마음 그늘진 두던에 엎디어
함께 살아온 너
어디로 가나
불타는 꿈으로 하여 자랑이던
이 길을 네게 나누자
흐린 생각을 밟고 너만 어디로 가나
눈을 감으면 너를 따라
자욱 자욱 꽃을 디딘다
휘휘로운 마음에 꽃잎이 흩날린다
연못
-이용악-
밤이라면 별모래 골고루 숨 쉴 하늘
생각은 노새를 타고
갈꽃을 헤치며 오막살이로 돌아가는 날
두셋 잠자리
대일랑 말랑 물머리를 간질이고
연못 잔잔한 가슴엔 내만 아는
근심이 소스라쳐 붐비다
깊이 물밑에 자리 잡은 푸른 하늘
얼굴은 어제보담 희고
어쩐지 어쩐지 못 미더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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